때는 2008년 여름이었고
내가 여름 방학 때임
우리 집은 그냥 빌라인데 4층에 살고 호수는 알다시피 한국에선 4층을 5층이라고 표기하잖아
근데 건물은 총 4층인데 우리 집 위에 바로 옥상이 있었음 그니까 계단으로 올라가서 문을 열면 옥상임
내가 아침10시쯤 일어나서 부모님은 다 일 가고 안 계시고 밥도 내가 차려 먹어야 했어 그래서 일어나서 집 앞 슈퍼에서 라면을 사왔지
라면을 사오고 컴퓨터에 앉아서 방학이니 게임을 켰어
그 때 한참 바람의나라에 빠져서 열심히 게임 중인데
누가 문을 두드리는 거야
근데 인터폰이 고장나고 그래서 얼굴을 볼 수도 없었고
그 문에 아주 동그랗고 아주 조그만한 볼록렌즈라 해야되나?
그걸로 보는데 이쁜 누나가 문을 두드리는 거야
지금 생각 해보면 나이는 대충 22~25세 사이인데 엄청 예뻤음
그래도 처음 보는 사람이니 문을 닫은 채로 이야기를 했지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지 근데 그 누나가
"아 제가 수박을 파는데 살 생각 없으세요?"
이러는거야 그래서 나는 엄마랑 아빠 일 가서 집에 없으니 못 산다고
돌아가라고 했어
근데 그 누나가 몇 살이냐고 물어보길래 16살이라고 대답을 했어
그 누나가 이러더라 그럼 맛이라도 보라고 조금 있다가 부모님 오면
다시 올테니 맛 보고 부모님한테 사달라고 해 봐
이러길래 나는 이쁜 누나가 그런 말을 하길래 문을 열었음
근데 내 평소 습관 중 하나가 우리 집 현관문에 방범용 그 걸이 있잖아?
그걸 항상 집에 들어오면서 그걸 채워놔
뭐 때문에 그걸 채워 놓는 습관이 생겼는지는 모르는데
그냥 아무 이유 없이 그걸 채워 놓음
아무튼 그 상태로 문을 진짜 열려고 힘을 주는 순간에
갑자기 그 누나가 문을 존나 세게 막 잡아 당기는데
방범용 걸이에 걸려서 문이 안 열리는거야
막 미친 사람처럼 문 열려고 여러 번 막 잡아 당기는데
난 존나 놀라서 몸에 힘도 안 들어가고 막 온 몸에 소름이 돋는거야
소리도 맨 처음부터 질렀어야 했는데
왜 그러세요 이 말만 반복했음
아무튼 20초 정도 막 두려움에 떨다가 아 이러다 나 죽겠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
문을 필사적으로 닫을려고 했는데
존나 소름 돋는게 문 잡아 당기는 여자 뒤에 남자가 쭈그려서 숨어 있다가
칼 들고 문 틈 사이로 날 찌르려고 해서
울면서 살려주세요 존나 막 동네가 시끄러울 정도로 외쳤는데
남자가 욕 하면서 다급하게 계단 쾅쾅 거리면서 내려가고
여자는 아 개새끼 이러면서 존나 뛰어감
그러고 1층에 사는 대학생 형들이 올라와서 진정시켜주고
부모님도 바로 집 와서 이야기 듣고 신고 함
범인들은 잡혔는데 살인은 하지 않고 잡상인 인척 하면서
강도짓 하는거였음
그리고 그 사건 이후로 트라우마 존나 커서 정신병원도 다니고
집 형편도 아파트로 이사 가긴 힘든데
여기 살기 무섭다고 계속 부모님한테 졸라서
2달 후에 아파트 경비 있는 곳으로 이사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