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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계속 혼술했고 마음정리나 할까해서 올린다.
먼저 7월말에 찍은 가장 최근의 건강한 댕댕이 사진이다.
내가 일이 있어 8월 내내 집에 없었다.
불과 한달 전 사진들이다.. 똘똘하진 않은데 애교가 있다.
2002년생 시츄. 당시 내가 초등학교에서 전교 1등을 했고 부모님 졸라서 샀다.
마침 2007년에 찍은 사진들이 있네.. 막 사람 좋아하거나 장난 좋아하는 재밌는 녀석은 아니었는데 그래도 엉뚱한 구석이 있었다.
지방에 있는데 그저께 밤 댕댕이 위독하다는 전화 받았다..
다음날 아침에 영상통화로 상태 봤는데, 계속 아파서 비명지르더라.. 식구들이 안락사 시키려다가 나는 보고가면 좋겠다 해서 기다리기로 했다.
서울로 급하게 올라오는데 15년 동안 같이 살아온 댕댕이, 인간보다 수명 짧은 동물 성장과정부터 다 봐서 머리에 폭탄맞은 것처럼 아무 생각 안나고 이수영 노래 들으면서 창가만 쳐다보며 왔다.
창밖은 아름답더라..
이제 서울이고, 남산타워 보이고, 밤인데 똥줄타더라... 10시에 안락사 하기로 해서..
1초라도 빨리 가야 1초라도 더 같이 있을 수 있을텐데....
내려서 바로 택시탔다. 머리가 텅 비어서 바보가 된 듯 아무 생각도 안나더라..
9시 10분 정도? 집에 도착해서 문도 안잠그고 가방이랑 옷 바닥에 던지고 거실로 달려갔다.
엄마가 안고 있었는데 눈 풀려서 헥헥거리고, 께겡거리고 있더라. 혀 근육도 풀려서 혀 집어넣지도 못하는데 눈동자도 제대로 못 움직이지만 반응이 분명히 나를 알아본 것 같았다.. 내 목소리 들으라고 얼굴 가까이 대고 계속 이름 불렀다..
30분 정도 같이 있었나? 물설사 하고 그래도 계속 안아주고 있었다. 옷 갈아입고 가족이랑 같이 동물병원 가서 안락사 시켰다.
마취약 들어갈 때까지 이름부르며 계속 만져줬다. 사망시각 10시 7분경..
죽은 사람 눈 감겨준다는거 다 거짓말이더라. 모든 근육 이완되서 눈 떠진다. 수의사샘이 순간접착제로 눈 붙여줬다.
바구니에 담아와서 집에 놨는데 열 빠져도 실감 안나더라... 이상하게 울고 싶지도 않더라. 멍 했다...
다음날 아침, 바로 화장하러 경기도 광주의 애완동물 장례식장 (화장터)로 갔다.
한국에 없는 누나 보여주려고 장례하면서 사진 찍었는데, 마지막 인사하면서 어머니 우셨다.
안락사 해도 실감 안났었는데, 관 속에 있는거 보니 나도 주체할 수가 없겠더라.
울면 멈출 수 없을것 같아서 겨우겨우 참았다... 혼자왔으면 펑펑 울었을거다..
창 밖으로 과정을 다 지켜볼 수 있었다.
우리 다음에 온 어떤 아저씨는 혼자 박스들고 상남자처럼 쿨하게 들어왔는데 막상 화장 시작하니까 눈물 닦으시더라..
화장은 30분 정도 걸려서 윗층 납골당 구경했다. 조용한 가운데 화장하는 기계소리만 들렸다.
화장 끝나고 보니 화석처럼 뼈만 남아있더라.
믹서기로 갈은거 유골함에 담은걸 받았다.
엄마랑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집으로 돌아가는데 하늘 진짜 맑고 아름답더라.. 슬픈 감정은 줄어들고 가슴이 후련한 기분이였다.
아직은 적응이 안된다. 방에서 나가면 있을 것 같고, 밖에 나갈 때나 집에 들어왔을 때 있을 것 같은데 없고.. 내가 방에 있으면 심심한 표정으로 어슬렁어슬렁 걸어와야 되는데 오질 않는다.. 식탁에서 뭐 먹고 있으면 달려올 것만 같은데,, 오질 않는다..
너무 허전하다..
직접 들고 가서 화장했는데도 거실에 가면 강아지가 있을거라고 자꾸 착각을 한다..
오
늘 밤 꿈에선 만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