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란 지역은
미군부대가 인접해있고
상권부터 거의 모든게
미군을 중심으로 발전한 동네임.
집 문 열고 나가면
흑형백형들이 M4A1난사하며 뛰어다니고
편의점에 가보면
항상 유혈사태가 발생됨.
군부대 지역이다보니
집 뒷산에 올라가봐도
군사지역 출입금지구역이 매우 많음.
국민학생시절부터
벌러지들을 사랑하고
사슴벌레 채집에 인생을 걸었던 놈이라
고딩이 되어서도
심심하면 산에 올라가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를 잡곤 했음.
산 가는걸 매우 좋아함.
이때가 초겨울이라 사슴벌레는 못잡아도
산 가는것 자체를 좋아해서
그냥 이유없이 가곤했음.
어느 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산에 올라 나무기둥 아래 동면중인
유충 채집하러 올라감.
평소 가던 구역이 아니라
동면중인 가재도 채집하기 위하여
평소 소문으로만 듣던 산으로 향함.
한참 생명체 서칭을 하며 돌아다니는데
미군들이 만들어놓은 진지와
초소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 눈에 들어옴
군사시설이 워낙많다보니
침입하면 안된다는 개념조차 무너진지 오래.
아무 생각없이
진지부터 시작해 초소까지
여기저기 돌아다님.
벌레를 좋아하는
순진무구한 고삐리라도 총알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잖아?
공포탄을 억수로 주워왔음
신발박스만한 채집통에
가득 담고도 부족해서
녹슬지 않고 예쁜 총알들만 골라올정도.
공포탄 수백발 득템.
근대 탄피는 단 한발도 못봄.
기관총탄끼리 결합시켜서
줄줄이 소세지마냥 이어주는걸 뭐라그럼?
여튼 총알 클립도 그냥 발에 차일정도로 많음.
미군 초소에 들어가서는
박스를 열어보니 전투식량도 있었음.
그거 뜯어서 호두 박혀있는 비스켓같은거만
존나게 골라먹으며 돌아다니는데
헐
초소 선반위에 수류탄이 있는거임.
사실 수류탄이 아니라 연막수류탄임.
고삐리라서 수류탄은 오로지
카스온라인에서만 보던 수류탄이 다임.
원래 국군이 쓰는 슈류탄은 솔방울처럼 생겼지만
카스에서 수류탄은 원통형으로 생겼잖아?
미군 초소에서 내가 발견한게 원통형임.
난 그게 수류탄이라고 확실함.
사슴벌레 유충이 아닌
수류탄(?)과 공포탄을 채집하여 귀가함.
다음 날.
학교 파하고
집에들려서 어제 득한 노획물을 들고
학원으로 향했음.
친구들에게 공포탄을 자랑하는데
어떤 새끼가 선생에게 밀고하였고
선생님은 당연히
까만 비닐봉지에 담겨있던
공포탄 전량 압수함.
제대로 된 선생새끼면
이거 어디서 난거냐
이 위험한거 가지고 다니면 안된다
뭐 요런 이야기를 해주거나
가까운 파출소나 군부대 신고해야겠지만
이 개새끼는 그런거 없었음
지금 생각해보니 지가 먹었네 시발것
여튼
공포탄을 빼앗겼지만
나에겐 아직 연막수류탄이 있음.
다시 친구들에게 자랑하는데
연막수류탄 바닥쪽에 봉인지를 벗기니까
동그란 구멍이 뚫려있고
그 구멍주위로는 마치 노란 밀가루가
딱딱하게 굳어있는 형태의 고체가 눈에 들어옴.
그 노란 밀가루 굳은것처럼 생긴걸
샤프 끝부분으로 긁으니까
노란가루가 우수수떨어짐
이때가 겨울이라
학원 교실에 기름난로를 돌렸거든?
기름 난로에 정말 눈꼽만큼
가루를 던졌더니 노란 구름이 뭉게뭉게
오ㅋㅋㅋㅋㅋ
친구들 난리나고 개좋아함
학원에서 컵라면에 햇반먹는게 유행이라
숟가락이 있었는데
숟가락으로 안에 있는걸 벅벅 긁어냄
노란 가루 한웅큼을 난로에 투척함.
그 날 학원이 있던 상가는 2시간동안
화재경보대피하고 119오고
사건경위 조사 후 파출소 인계되고
학원 짤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