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는 단 하나의 과장도 거짓도 없으며, 내 오랜 비밀을 익명으로 털어놓으며 회개하기 위함임을 앞서 밝힌다.>
어제 햇수로 12년차인 고등학교 동창 친한친구와 거하게 한잔하고 일어나서 사우나갔다가 해장하고 집에 왔다.
뭐 고등학교 동창 만나서 하는 얘기라곤 뻔하지만 어제는 술이 다소 과하게 들어가다보니 옛날 얘기도 하고 그랬다.
오래된 친구이기도 하고 늘 곁에 있던 친구라 이젠 가족같다 해야하나? 여튼 매우 친한 관계라고는 늘 생각했지만, 얘는 내가 생각한 것 보다 나를 더 소중하게 여기는 듯 하다.
이 친구를 처음 만난건 고등학교 2학년.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나와 내 친구는 고등학교 때 정말 공부도 잘하고 잘생겼었다.
나는 남성적인게 매력이라고 생각해서 지금까지도 짧은 머리를 유지하고 건강한 몸을 위해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반면 친구는 항상 최신 유행 헤어스타일과 패션에 하얀피부, 스키니한 몸매를 지닌 꽃미남 스타일이다.
우리는 게다가 머리도 나름 좋아서 나는 서울 서성한, 친구는 지거국에 들어갔다.
사실 고등학교때는 나름 친하긴 했지만, 서로 주변에 친구가 많은 스타일이라 매일 붙어다니는 단짝이라기 보단 자주 노는 친구? 그런 느낌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 수능을 마치고 넘쳐나는 시간에 심심풀이로 과외를 했다. 사실 집도 꽤 사는 편이라 용돈이 친구들에 비해 많은 편이라 나는 항상 돈이 많았다.
이 친구(지금부터는 편의상 B라고 하겠다.)도 부모님이 꽤나 능력이 있는 편이라 용돈이 모자라는 친구는 아니었다.
이제 갓 성인이 되었고, 돈도 있고, 시간도 넘쳐나고, 외관도 좋은 우리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당연히도 '여자'였다.
물론 나는 6월 즈음부터 계속 사귄 옆학교 여자친구가 있었지만, B는 숫기가 없는 성격 탓에 여자친구가 없었다.
그러던 와중 다른 지역의 고등학교를 다니는 친구가 자기 여자친구네 친구들과 소개팅을 주선했다.
다소 바람기가 있던 나는 여자친구가 조금이라도 알만한 여자는 만나지 않았지만 다른지역이기에 바로 콜 해서 4:4미팅이 주선되었다.
우리 남자 4명중 나만 여자친구가 있었고, 친구들도 내 여자친구와 어느정도 친분이 있어 내가 폭탄처리반을 하기로 했다.
(물론 폭탄처리반이지만 맘에들면 잠깐 놀 수도 있지 라고 그때는 생각했다)
미팅날 우리는 친구B에게 우선선택권을 주기로 하고 대학로의 한 까페(그 당시엔 룸?형식의 까페가 성황이었다)에서 미팅 대상을 만났다.
주선자 친구의 리드하에 우리는 맥주를 마시며 급속도로 친해졌고 슬슬 짝을 지어 따로 놀기로 했다.
4:4 미팅이라길래 예쁜애들이 몇 없을줄 알았는데, 사실 4명 모두 이런 데 왜나오지? 할정도로 예뻤고, 폭탄처리반이란 말이 무색하게 나와 파트너가 된 친구도 정말 예뻤다.
여담이지만 그 친구도 사실 인원수 맞춰주려 나온거였고 괜찮은 애 있음 친구라도 해보려고 나왔다고 한다. 우리 둘은 쿨한 성격 덕분에 쉽게 친해졌고, 꽤 자주 만나 모텔을 들락날락 하는 사이가 되었다.
친구B는 거기서 가장 몸매좋고(가슴이 무슨 의젖보다 예뻐보였다.) 청순한 스타일의 친구와 짝이 되어 다른 짝과 2:2로 술을 마시러 갔다고 했다.
몇일 뒤 2:2로 따로 나간 그 친구들은 모두 커플이 되었고, 얼마안가 우리는 또 동창모임을 했다.
오랜만에 친구들 12명가량이 모여 술을 거하게 마시고 마지막으로 맥주집에서 만취한 우리들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놀았다.
그 때 한 친구가 '여자친구와의 성관계'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꺼냈고 각자 나름 썰을 풀며 고민이라던지 자랑이라던지 쓸데없는 얘기를 나누었다.
그러던 와중에 한 친구가 나에게 '너는 옛날부터 인기도 많고 여자친구도 많았는데 썰좀 풀어봐'라고 나에게 이야기를 집중시켰다.
사실 나는 친구들 앞에서 (아직도) 내 성생활에 이야기를 하는 것을 무척 부끄럽고 꺼리는 편이다. 그래도 분위기는 깨기 싫어 마침 가방에 있는 콘돔(여자친구랑 쓰려고 어렵게 구한 일본제였다.)을 꺼내서 친구들에게 나눠주었다.
'이게 일제인데 얇고 돌기가 있어서 남자여자 모두 좋아하는 거다. 썰풀이는 됐고 이거나 나눠가져라'하고 슬쩍 이야기 주제를 돌렸다.
한 3,4일 흘렀을까? 여자친구와 술을 먹고 집에 오는 택시길에서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왔다.(그땐 2G를 쓰던 때였다.)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대충 이런 대화를 나눴다.
B의 여친(지금부터 C라고 하겠다): 안녕?
나: 누구?
C:나 B여친 C.
나: 아 ㅎㅇ 무슨일인데?
C:그냥 B가 너 얘기 많이 하길래 나랑도 친해지라고 번호 주더라
나: 아 ㅇㅋ 나 술먹고 집가는 길인데 다음에 같이 만나서 술이나 먹자
C:알았어 ㅋㅋ 근데 너 멋있더라
나:나? ㅇㅇ 알지.(내가 좀 자뻑이있다)
C: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로 기억나는데 이렇게 보냈다. 80Byte를 전부 ㅋ으로)
사실 여기서 더 할말도없고 피곤하기도 해서 답장을 안했다.
집에 도착해서 씻고 잘준비 하다가 그래도 친한친구 여자친구인데 씹는건 조금 그래서 답장을 보냈다.
나:나 이제 집옴. B랑 같이있냐? 재밌게 놀아^^ 담에 같이 꼭보자
C:아니 나도 친구들 만나서 놀고있어. 저번에 미팅에서 본 D(미팅때 나와 파트너가 되었던)알지?
여기서 엄청 뜨끔했다. 사실 C는 내 여자친구와 중학교 동창이었는데, 서로 연락을 안하다가 B와C가 사귀게 된 이후로 내 여자친구와도 연락을 가끔 하는 모양이었다.
나:ㅇㅇ 알지. 왜? 걔가 내 얘기 해?
C:응 ㅋㅋ 너 사람 괜찮다고 그러더라. 근데 저번엔 서로 인원수 맞춰주러 나온거라 연락은 잘 안한다던데?
난 속으로 D에게 매우 고마웠다. C를 통해 내가 여자친구가 있단 걸 알게되었을텐데 뒤에서 이런저런 뒷담화를 안해줘서 정말 고마웠다.
나:응 나중에 걔도 같이 만나자
C:야 암튼 너 멋있더라
나:뭐가 자꾸
C:너가 B한테 콘돔 선물했다며?
난 이새끼가 뒤에서 이런얘기까지 하고다니는 줄은 몰랐는데 사실 좀 실망하려했었다.
나:아 ㅋㅋ 뭐 그런얘기를해
C:니가 여자친구한테 소중해야된다면서 선물해준거라 하던데?
아무래도 B가 콘돔을 걸려서 이런저런 변명을 지어낸게 눈에 훤히 보였다. C는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준비하고 배려해주는 내가 멋있어 보였던 것 같다.
나:별다른 뜻이 있는건 아니고 혹시 모르는 일 생겼을 때 문제생기면 안되니까..^^
C:응 알아 ㅋㅋ 어쨋든 잘자~
이렇게 우리 첫 문자 대화는 끝이났고 12월이 되었고 C에게서 문자가 왔다.
(시간이 엄청 흐른 것 같은데 사실상 11월 첫주?에 수능을 보고 매일매일 밤낮으로 놀았던 것 같다.)
C:나 지금 D랑 같이있는데 너한테 할얘기가 있어. 지금 나올래?
이 문자를 받고 오만생각이 다들었다. '내 여자친구한테 말하려는게 아닐까? D는 나랑 비밀 섹파관계이면서 무슨배짱으로 부르는거지? B랑 싸웠나?'
나는 별별생각을 다 하며 급하게 택시를 타고 압구정으로 갔다.
막상 가보니 분위기도 좋고 술도 엄청 취해서 꼬부라진 혀로 깔깔거리면서 웃고있더라.
나: 무슨일인데 B도없이 나를 불렀어?
C:그냥 D가 너 보고싶다는데 연락을 잘 못하길래~ 나도 보고싶고
D:아 그게 아니고 그냥 요즘 연락이 뜸해서 너 얘기한거지 보고싶다고 한적 없어
내 여자친구와 관계없는 일이라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깔끔한 섹파관계라 생각했던 D가 나에게 감정이 있나 싶어 불안하기도 했다.
아무튼 정말 쓸데없는 대화와 술잔이 오가고 D는 만취해서 먼저 집에 보냈다.
C와 단둘이 있는 그림은 보기 좋지 않아 집에 가려는데, C가 나에게 할말이 있다며 자리를 옮기잔다.
나:B랑싸웠어? 할말이 뭔데?
C:그런건 아닌데.. 그냥 좀 조용한 곳으로 가자.
그리고 우리는 지금의 준코와 같은 술집으로 옮겼다.
비흡연자인 C와D때문에 그동안 담배를 못펴서 술과 안주를 주문하고 나는 잠깐 나가서 담배를 피고왔다.
C: 잠깐 내 옆에 앉아봐.
나: (??)
취하기도 했고, B의 여자친구라는 생각에 나는 아무런 생각도 없이 옆에 앉았는데 얘가 갑자기 내 허벅지에 손을 올렸다. C와의 악연은 이때부터 였을거다.
B는 '삐쩍말랐는데 넌 엄청 단단하다. 너는 어깨가 매력이다. 입술이 빨갛다. 담배냄새 섹시하다.' 이런 다소 의심의 여지가 있는 말들을 나에게 했다.
이건 뭔가 아니다 싶었지만 술도 많이 취했고, 왕가슴의 이쁜이가 옆에서 대놓고 유혹하는데 안넘어가는 놈이 있었을까? 나도 슬슬 다리를 만지다가 가슴 가까운 옆구리도 슬쩍 만져보다가 결국 키스를 하게되었다.
키스를 한참 하다가 C가 내 위에 올라탔고 자연스럽게 나를 눕혔다. 여성상위자세에서 키스를 하면서 손이 자연스럽게 엉덩이쪽으로 가게 되었는데, C가 신음소리를 내더라.
여기서 내 이성의 끈은 끊어졌고 스타킹 안으로 손을 넣어 거기를 애무했다. 생각보다 많은 양이 나와서 놀란 것도 있지만, 우리 나이대에 이렇게 성적 흥분이 쉽고 쎈 여자는 처음이었다. (아무래도 남자 경험이 많겠거니 했는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B가 C의 첫경험 상대였다고한다.)
그러던 중에 내 휴대전화가 울렸다.
B였다.
나와 C는 무척 당황했고 C가 옷을 추스르는 사이에 나는 밖에 나가 전화를 받았다. 나오기전에 B에게 'C와 D가 나에게 할말이 있다는데 혹시 너랑 싸워서 그런거냐?'라고 했는데 B는 '별일 아닐거다 D가 아마 너한테 관심이 있는 것 같은데 그거 때문인가보다. 여자친구도 있는데 대충 마무리지어라.'라고 했는데 C는 D랑 만난다는 얘기를 하고 나와 만난다는 얘기를 안했던 것이다. 그와중에 집으로 간 D가 다른 친구들과 문자를 하다가 나와 C가 같이 있다는 얘기를 했는데 그 얘기가 B까지 들어간 것....
B는 C가 거짓말을 한 사실과 그 후 안부전화,문자를 수시로 보냈는데 답장을 하지않아 열이 받아 전화를 했던 것이다.
나는 'C랑 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있었고 지금 헤어지려하던 참이었다'고 거짓말을 했고, B는 의심없이 전화를 끊고 내일 이야기하자고 했다.
궁지에 몰리면 쥐가 고양이를 문다고 햇던가
다음 날 B의 취조와 같은 질문들에 나는 오히려 화를 내며 '이런 일로 왜 나에게 화를 내느냐, 나랑 C를 못믿어 이러냐?'라고 했고, 흥분이 가라앉은 친구는 미안하다며 자기가 요즘 C와 사소한 말다툼이 잦아서 그렇다며 사과를 했고 우리 사이는 별다른 문제없이 다시 좋아졌다.
C는 B에게 '우리가 요즘 자주 다투는 것 같아 니 친구에게 조언을 들으려했다'고 얘기했고, B는 자신과의 관계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C에게 고맙다며 앞으로 잘하겠다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C는 지속적으로 나에게 접촉했고 나도 C의 그 섹시함을 못잊고 우리는 서로 자주 몰래 연락을 했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바람기가 꽤 많은 편이었고, C와의 연락한 것도 C를 좋아해서 라기 보단 그저 여자가 좋았기 때문이었다. 많은 여자를 다 관리하려했던 나는 여자친구와 만나면서 C,D는 물론 다른여자들과도 항상 연락을 했다.
B는 친구들과의 관계를 여자친구와의 관계보다 우선시해서 우리들과 있을땐 여자친구와 연락을 잘 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나와 B는 그 당시 당구와 게임에 미쳐 시간날때마다 당구장과 피시방을 들락날락 거렸다. 당연히 B는 C의 연락에 답장을 잘 하지 않았고 때문에 자주 싸우기도 했다. 그 와중에 나한테도 C의 문자가 왔었는데, B와 달리 답장을 해주는 나에게 더 호감을 줬던 것 같다.
이렇게 B와C의 관계는 티격태격 좋아질 기미가 안보였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다.
나는 여자친구와 24일 1박 2일로 부산엘 놀러갔고 B와C는 서울 어디에서 같이 시간을 보냈다고 들었다.
대부분의 커플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24일에 만나 하룻밤을 보내고 25일 오후에 헤어지는 걸로 알고 있다. 자연스레 25일 밤은 시간이 비게되고 고등학교 친구들은 25일을 같이 보내자며 약속을 잡았다.
그러던 중 C에게 연락이왔다.
C:크리스마스에 뭐해?
나:24일에 부산갔다가 25일에 올라와
C:그럼 나랑 볼래?
나:25일 밤늦게는 친구들하고 약속이 있어서 그때까지 밖에 시간이없어
이렇게 우리는 25일 저녁에 약속을 잡았고, 친구들에겐 서울에 늦게 도착한다며 조금 늦게 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대망의 12월 25일.
여자친구를 집에 바래다 주고 나는 곧바로 C를 만났고, 저녁을 먹기도 애매하고 술을 먹기도 애매해서 갈 곳을 못정하고 있을 때 C가 나에게
'우리 어디 들어가서 쉬자'
나는 이 말 한마디에 두번째로 이성의 끊을 놓았다.
우리는 곧장 모텔로 갔고 ㅍㅍㅅㅅ를 했다. 몸매가 좋은 것도, 가슴이 큰 것도 알았지만 벗기고 보니 정말 예술이었다. 무엇보다 예술이었던 것은 그녀의 입.
쑥맥에다 부끄러움 많고 소극적인 여자친구와는 달리 이 친구는 성경험이 많지도 않고 내가 두번째 임에도 불구하고 입을 쓰는 스킬과 허리돌림, 그리고 조임을 정말 잘했다.
그때까지 8명의 여자밖에, 그것도 고등학생과 20살밖에 안만나봤기에 침대에서 테크닉다운 테크닉을 경험해 보지 못했던 나였기에 C는 나에게 충격과도 같았다.
B는 당시 우리에게 조루가 고민이라며 상담까지 할정도로 조루였고, 몸매는 좋지만 근육이 없는 스타일인데 반해
나는 운동으로 다져진 몸과 조루와는 거리가 먼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C도 자신 인생의 두번째인 나에게 더 끌리게 되었다.
이렇게 우리는 25일 저녁을 불태웠고, 나는 친구들과의 술자리로 향했다.
술자리에서 B의 얼굴을 보자 갑자기 죄책감이 밀려왔다.
'저렇게 나를 좋아하고 믿어주는 친구의 여자친구와 관계를 맺다니...앞으로 C와의 관계를 슬슬 정리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1박2일간 총 4번의 사정을 한 나는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금방 취해 집으로 갔다.
그 후 나와 B는 대학에 합격했다. 내 여자친구는 재수를 하기로 했고, C는 예체능계열이었는데 실기시험을 앞두고 있었다. C가 지원한 대학은 부산에 있었는데, 실기시험을 보기 위해선 하루 전에 가야된다며 나에게 동행을 제안했다.
나는 기꺼이 제안에 응했고 우리는 부산으로 비밀 여행을 갔다. 물론 실기 전날 밤이라고 우리의 성욕을 막을 순 없었고, 우리는 그날 밤 2번 다음 날 아침 한번 총 3번을 했고 C는 실기시험을 봤다. 그때 B는 피시방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농구게임 프리스타일을 하고 있었다.
입학과 동시에 자취를 하기로 한 나는 대학교 근처 오피스텔을 하나 구해 이사를 했고, B는 지방의 자취방에, C는 기숙사로 들어갔다.
대학생활을 하며 자연스레 B,C와 연락이 뜸해졌고 그렇게 C와의 관계도 청산될거라 생각했지만 그 생각은 두 달도 가지 않았다.
C는 종종 나에게 연락을 했고, 주말엔 내 오피스텔에 와서 자고 갈 때도 있었다. C는 B가 다니는 대학의 도시와 멀지 않았지만 나를 더 자주보러 오는 듯 했다.
그러던 중 재수생인 여자친구와는 연락이 잘 되지 않아 내가 헤어지자고 했고 그 사실을 안 C는 더 나에게 집착을 했다. 그러다보니 C는 B에게 점점 애정이 떨어지고 서로 연락을 잘 하지않아 자주 다투게 되었다고 들었다. 물론 그 와중에도 나는 대학교와 클럽에서 여러 여자를 만났다. 이렇게 내 대학 신입생 시절은 섹스와 여자에 미쳐 지나갔고 겨울방학이 왔다.
보통의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1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계획했고 각자 육해공,공익 등으로 군대를 갔다. 친구들이 1~3월달에 군대를 다 갔는데 나는 4월에 입대를 했고, C와는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일부러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의 관계는 끝이 났다. 나는 그렇게 믿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제대를 했고, B에게서 C와 헤어졌단 소식을 들었다. 이유는 C의 유학때문. 나는 죄책감도 있고 그 동안 쌓인 우정으로 B에게 예전보다 더 잘해주었고 우리의 관계는 더 끈끈해졌다.
하지만 C와의 관계도 끊어지질 않았다. 어느 날 C에게서 연락이 왔고, 술에 취해 있던 나는 B와 아무관계 아닌데 어때?하며 또 C를 만나 관계를 가졌다. 하지만 이것은 또 다른 불행을 가져왔다. 우리의 만남을 목격한 다른 친구가 B에게 알렸고 B는 나에게 크게 화를 냈다. 나는 B에게 '이제 아무사이도 아니면서 왜그러느냐'며 오히려 화를 냈고 B는 나와 절교를 선언했다.
후에 들은 얘기지만 B는 여자경험이 잘 없었기 때문에 C에게도 잘 못해줬었지만 정말 진심으로 C를 좋아했고 여전히 좋아한다고 전해들었다. 이 얘기를 전해들은 나는 B에게 여자관계에 대해 진심으로 조언을 해줬고, C에게는 너에 대한 얘기를 했다며 두루뭉술하게 넘겨버렸다. 하지만 이게 화근이 되어 B는 C에게서 여지가 있다 느껴 다시 C에게 연락을 했고, C는 나와의 관계가 불안하자 B를 이용하려고 둘은 다시 사귀게 되었다.
B와C는 이렇게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며 총 5년간 만났고 25살 가을 둘은 헤어졌다. 그리고 B는 아직까지 여자친구가 없다. 본인의 말로는 예전 여자친구와 긴 시간동안 티격태격했던 것이 연애에 거부감을 주었다며 지금은 여자를 가볍게만 만나고 있다.
나는 C와 B가 헤어지기 전까지도 관계를 맺었지만, 이 악연을 끊고자 아예 정리를 해버렸다. 그 후 이 여자 저 여자 방랑하다, 지금은 28살에 만난 결혼을 생각하는 친구와 좋은 관계를 유지중이다.
긴 시간이 지나면서 서른이 된 지금, B와 나는 정말 친한친구가 되었다. C와의 관계를 변명하며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었던 습관은 아직까지 이어져 취업,재테크 등 다양한 부분에서 B는 여전히 나에게 조언을 구하며 나를 형과 같은 친구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철없던 나의 행동들 때문에 내 가슴속엔 영원히 죄책감이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
글을 쓰다 보니 내 철없던 시절이 창피하기도 하지만 익명으로라도 누군가에게 털어놓으니 후련함도 있는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젊은 친구들은 나와 같은 실수를 하고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