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에서 1주일마다 조교들이랑 교관들한테 쓰고싶은말 쓰라고 종이 나눠주는 시간 있었음 10분쯤?
마지막 주차 때 조교들이랑도 친해졌고 훈련소 생활에 긴장감도 많이 떨어져서 그런지
평소 좆같았던 조교한테 '너는 내가 수료하기 전까지 영창 보내줄게' 라고 썼음
그날밤...
조교들이 3층에서 생활하고 훈련병들은 2층에서 생활하는데 내가 2~3층 사이 중앙현관 쪽에서 불침번 1번초 서고있던 중 윗층에서 누가 터벅터벅 내려옴.. 그 새끼임..
충성! 하니까 경례는 됐고 잠깐 이리 따라와보래
(속으로 존나 겁먹음 설문 내가 쓴거 알아챘나? ㅎㄷㄷ...)
다행히 낮에 내가 썼던 설문지 후레시로 비춰주면서 이 글씨체 누구껀지 알겠냐고 함.. 당연히 모르겠다고 했지
그리고 근무 교대하려는데 그 새퀴가 생활관 들어와서 불 켜고 훈련병 50명쯤 다 깨움
오늘 낮에 설문 했던거 기억하지?
그 내용 중에 재밌는게 하나 있어서 읽어줄게
'~~영창 보내줄게'
훈련병들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웅성거림
누구야? 와~ 진짜 쓰레기네..
다 고개숙이고! 자기가 썼다 하는 놈만 고개 들어라 마지막 기회 준다..
... 안 나온다 이거지? 알았어 미안하다 잘자라~
누웠는데 두근거려서 잠이 안 오더라
두 세 시간쯤 흘렀을까
갑자기 누가 이마를 톡톡 치면서 야 야 거림
몸 일으키니까 그 조교가 너 따라와 그럼...
아 좆됐다 들켰구나
구석진 곳..
조교 : 내가 이 시간까지 안 자고 글씨체 하나하나 대조했다 너 맞지 이새끼야?
나 : 죄송합니다
조교 : 너 이거 그대로 교관님들한테 올라갔으면 색출해서 하극상으로 영창 15일 2번 가는거야 알고있냐?
나 : .......
조교 : 그래 내가 평소에 니들한테 욕도 많이 하고 그런건 미안한데 이건 아니지.. 종이 다시 줄테니까 새로 써
그리고 응? 힘든거 있으면 말야 얘기하구.. 나중에 전역하고 인천 올라오면 술도 사줄게 응? 다썼으면 자러 가라
멍한 느낌으로 생활관 돌아오니까 내 근처 자리 애들 안 자고 나한테 막 물어봄
뭐땜에 그러냐고 ㅋ
난 머리 굴려서 둘러댐 집에서 급한 전화 와서 불려갔다~
그랬더니 나이 많던 횽이 말하길 '설문 때문에 그런거지? 뭘 둘러대고 그러냐 개웃기더라ㅋㅋ 조교가 뭐래?'
좀 마음 후련해지면서 다 털어내고 잤다..
그 뒤로 조교 며칠 피해다니다 조용히 수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