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장가 안간 멀쩡한 총각이다보니, 나보고 입구에서 축의금 받아달라는 친척들이 자주 부탁한다.
얼마전에 조카뻘 친척의 결혼식에서도 축의금 받아봤다.
조카뻘도 결혼하는데 ㅋㅋㅋ..
닥치고 근 10년동안 축의금 접수 전문 매니저로 활동하면서 겪은 천하의 개쌍늠들을 정리해 볼테니
너희들도 혹시나 집안 식구나 가까운 친인척 대신해서 축의금 걷게되면 눈 똑바로 뜨고 당하지 말자.
1. 축가 부르는 음대 알바 새퀴들
이 새퀴들이 제일 영악함. 보통 음대쪽 대학생들이 보컬 1명, 피아노 반주 1명 또는 바이올리니스트 1명, 2명 ~ 3명 정도로
알바비 주고 쓰는데, 알바비는 알바비대로 주고 식대는 원래 별도인데, 좋은게 좋은 거라고 신부나 신랑측에서 그냥 1장씩 보통 줌.
그런데 이 새퀴들 나중에 조용히 와서 식권 못 받았다고 1장 달라고 함.
그 1장으로 자기 애인이나 다른 친구들 시간 맞춰 불러서 같이 밥 쳐먹음. 뭐 이건 뭐 애교로 넘어감.
그런데 매주 여기저기 메뚜기 뛰는 프로 알바 새퀴들은 그 식권 받아서 예식장에 반납하고 돈으로 환불 받음. 예식장에서는 절대
개인별 식권 돈으로 환불안해주지만, 예식장과 여러번 안면튼 알바 새퀴들은 예를 들어 3만원짜리 식권이면 2만원에 환불받음
즉, 식장과 알바새퀴들이 한 통속임
축가 전문 알바 새퀴들이 식권 달라고 하면 딱 1마디만 해라
'알바비에 식권 포함된거 아닌가요?', '알바 계약시 식권준다고 신부/신랑이 말했나요? 확인좀 해볼께요'
제작년인가 식권 삥땅친 새퀴 나한테 걸려서 기존에 받은 식권도 다 뺏아버림. 그리고 식당 입구지키는 예식장 직원에게도
축가 알바들 식권 안줬으니까 절대 출입시키지 마라고 사람들 보는 곳 앞에서 대 놓고 말했더니 지도 쪽팔리는지 택시타고
도망가더라
2. 화환 배달 / 수거 하는 꽂가게 아저씨 새퀴들
이놈들이 진짜 프로 식권 스틸러 들임
이 인간들은 예식장을 지 안방 드나들 듯이 가는 놈들이라 어느 예식장 식당이 맛있고 없고, 사람들이 붐비는지 꿰고 있음
이 인간들이 공짜로 식권 타는 방법 중 하나가 예식 거의 끝날 무렵, 사람들도 거의 안오고 슬슬 축의금 정산하고 있을 떄
쓰윽 축의금 접수대로 옴
그리고 나서 아주 능청스럽게.. '식권을 1장 못 받았어요. 인원수를 잘못 말했네요~'
이렇게 말하면 100의 99명은 이 사람도 친척이겠거니 하고, 식권 1장 주게돼 있다.
속지 말자.
한국 사람들 축의금 액수하고, 식권 개수 칼 같이 정리하는 사람들이라 처음에 식권 부족하면 바로 다시 와서 식권 달라고
하지 한참뒤에 다시 와사 1장 더 달라고 하는 사람 거의 없다.
수상하면 딱 한마디만 해라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사람이 워낙 많아서 축의금 명단에서 확인좀 해볼께요' 이러면서 축의금 명단 1~2장 넘기면 어느새
그 인간 눈 앞에서 사라져 있음 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왜 이걸 잘 아냐면 2번 당해봐서 안다. 2번 당하고 나니, 알겠더라
그런데 조심할게 있는데, 진짜 친척이었고, 진짜로 식권 1장 부족했던건데, 니가 말한번 잘못했다가 그 자리에서 어르신한테
싸대기 쳐 맞을 수 있다. 의심은 하되, 행동은 조심하자
3 봉투에 3만원 쳐놓고 식권 여러 장 가져가는 새퀴들
이건 처음 축의금을 걷어본 친구여도 확 짜증이 날거임.
봉투 받으면 바로 액수 세고, 장부에 적는데 보통 5만원이 가장 많고, 10만원, 많게는 100만원 수표도 오는데
5만원 넣고, 식권 3장 가져가는것은 뭐 애교임. 식장까지 올라온 시골에서 온 아재나 할매들은 5만원 봉투주고 식권 3장 받아가도
오히려 차비가 더 나가는 분들이니 그러려니 함.
그런데 제일 적은 액수인 3만원 당당하게 쳐 놓고, 당당하게 식권 3장 달라고 함. ㅎㅎㅎㅎ
식구가 총 5명이니 5장 달라는 인간들도 봤음... 이것들은 인간이 아니라, 날잡아서 가족 회식하로 온 인간들임
물론 여기서 주네 안주네 하면서 실갱이하면 좋은 경사날 좋을게 없으니, 그냥 주긴 줌
대신, 장부에다가 일부로 큰 글씨로 또박또박 확실하게 적어 놓음. 아주 큰 글씨로 적어놓음
'홍길동 3만원: 식권 5장'
이렇게 적어놔야 나중에 신부나 신랑측에서 나중에 축의금 장부 보면서 인간관계 확실하게 필터링할수 있도록 팁을 정확하게 주는게
프로 축의금 매니저의 본분 아니겠냐?
4. 차비 부족하다고 축의금에서 다시 1만원 빼달라는 인간들
이 인간들은 대체 결혼식에 왜 왔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인간들
축의금 받아서 장부에다까지 다 적어놨는데, 나중에 다시 와서 집에갈 차비가 부족하다고 봉투에서 1만원 빼달라고 함
여기까진 그렇다 치고 이해함. 진짜 차비가 부족해서 그럴수도 있으니.
그런데 그 뒤 하는 말이 가관임
'축의굼 장부 금액은 고치지 말고 그냥 그대로 냅둬'
1만원 다시 환불해주면서 저 인간들을 오기싫은 결혼식 마지못해 왔다는게 뒷 모습에서 보임
돈도 아깝고, 가기도 싫고 예의는 표시하고 싶은 사람들은 그냥 오지말고,적당히 핑계 둘러대고, 온라인으로 그냥 송금해라
그게 서로에게 깔끔하다.
예를 들어 전에 조금 친했던 전직장 상관이나 동기들 결혼식 청첩장 받았을 때, 그냥 축하주 소주 한번 샀다고 생각하고
쿨하게 온라인으로 5만원 송금하고 연락 끊자.
5. 남이 낸 축의금 액수 체크하고, 자기 봉투에 축의금 넣은 인간들
이 인간들도 결혼식에 오지 말아야 할 인간들임
예를 들어 선후배가 우르르 왔는데, 다른 동기들이나 선배들이 내는 금액 슬쩍 확인하고 자기도 그 금액에 맞춰 냄.
만일 자기가 조금이라도 더 냇거나 많이 냈으면 존나 억울해하면서, 남한테 왜 이렇게 돈을 많이 넣었냐 하고 물어보면서
다른 동기들에게 슬쩍 화를 냄
아니 니미 ㅅㅂ, 지가 뭔데 남의 축의금 금액을 지가 적네 마네 하고 지.랄인지?
남이사 10원을 넣든 100만원을 넣든 지가 뭔 상관인지?
6. 남의 결혼식 잘못 찾아온 인간들
결혼식장에 잘못 찾아와서 축의금 봉투까지 줬다가 잘못 왔다고 다시 환불해간 정신나간 인간도 있었음
더 웃긴건 뭔지 아냐?
축의금만 던지고 바쁘다고 그냥 가는 인간들도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진짜 모르는 인간들이었음 ㅋㅋㅋ
꽁똔?
예를 들어 대형 예식장은 보통 1층/2층/3층 이렇게 층별로 결혼식를 하는데 보통 시골에서 올라온 노친네들은
1층에 축의금 던져주면 알아서 신부/신랑에게 갈거라고 생각하고, 기차 시간 늦을까봐 돈만 던지고 가버린다.
진짜 이런분들 존경스러움.
꽁똔이 생겨서가 아니라, 예의 차린다고 새벽기차타고 와서 식권으로 밥도 안먹고 바로 막차타러 내려감
이런 분들은 어떤 분들이냐면 '자기가 전에 받은 축의금은 꼭 갚는다' 이런 선비정신 갖고 있는 옛날 양반들임
고지식한 분들이지.
7.이거 말거도 존나 황당한 경우도 많다
뜬금없이 왠 노숙자가 와서 식권 달라는 경우도 봤고,
무슨 배트민터 동호회 사람들이 단체로 왔는데, 일인당 일괄적으로 1만원씩 내기로 쇼부치고, 식권 2.5만짜리 1장씩
가져감 ㅋㅋㅋㅋ 그때 동호회 사람들 한 20명 정도 왔는데,
이건 민폐를 떠나서, 그냥 테러리스트라고 보면 됨. 식권 테러리스트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3줄 요약
1. 식권 도둑놈들이 많다
2. 특히 축가 알바 새퀴들을 조심하자.
3. 시골에서 새벽차 타고 오신 노인분들은 식사하실 시간 없다고 바로 내려간다고 하시면, 장부에다가 꼭 크게 적어놓자
- 식권안받고 바로 내려가심 -> 이렇게 해야 나중에 신랑/신부가 미안해서라도 전화라도 고맙다고 하게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