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 부터 15년 정도 된 이야기군.
인터넷 산업혁명 시대라고 보면 됨
당시 기가막힌 사건으로 경찰에 갔다가 구속되는 줄 알았다.
어느 날 어머니가 놀라서 전화를 하셨는데
"형사가 찾아왔는데 널 보잔다. 무슨일이냐?"
라고 하는거야.
어머니는 걱정이 되어서 내 전화번호를 형사에게 안알려준거지.
나야 거리낄 것이 없으니 형사들 오면 내 번호 알려주고 전화하라고 이야기했지.
그리고 다음날 바로 형사가 전화와서 나보고 경찰서 오라는거야.
당시에는 성북구 조낸 못사는 동네 살고 있어서 종암경찰서로 출두함.
형사 만났는데 무슨 일인데 날 부르냐고 하니 바로 욕을 하는거야.
며칠 전 동네 신혼부부 집에 도둑이 들어서 예물이 몽땅 사라졌다고 함.
그런데 그 당시 나를 목격했다는 사람이 있다고 함.
어이가 없었지.
난 당시 당연히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여기서부터 어이없음의 연속이 시작된다.
우선 나의 사건 당일 알리바이가 분명치 않다고 함.
점심시간에 시간내서 몰래 집까지 와서 훔쳐갈 수 있는거 아니냐고 하는거지.
그리고 형사들이 내 전화번호 확인하려고 통신사에 문의했는데 전화기가 없는거야.
사실 당시에 내 동생이 삼성물산 근무해서 돈을 좀 벌었거든. 그래서 나에게 폰을 사줬는데 명의자가 동생이름.
즉, 형사들은 남의 명의 폰 사용하는거 부터가 매우 수상하다는거지.
조낸 날 범인으로 몰아가는거야.
그러더니 나중엔 친한 친구들 연락처를 내놓으라는거임.
분명 공범 있을거라고 하는게 완전히 날 범인으로 찍어놓고 몰고가는거지.
이거 까딱했다간 정말로 범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깜깜하더라구.
고참 형사는 아예 ㅅㅂ놈 잡아 쳐 넣어~ 라고 하고...
당연 날 봤다는 증인은 공개 못한다고 하는거지.
그리고는 검찰에 구속수사로 진행시킬거라고 으름장을 넣는거야.
그래서 나도 정신 차리고 겁나 당당하게 나갔다.
마침 내가 게임회사를 다닌다는게 천만 다행이었어.
당시에는 생소할지 몰라도 건물 내 CCTV와 회사 출입을 지문인식으로 하는 부분과 동료들의 증언이 있으니 맘대로 해봐라~ 라고 큰소리 쳤지.
형사들이 그때가서 깜놀하더군.
그때 형사들이 하는 말이 기억난다.
CCTV는 오래되어서 증거로 사용 못한다.
지문은 가짜 만들어서 대리로 공범이 사용할 수 있는거 아니냐.
동료들 증언도 미리 가짜로 짤 수 있는거다. 라는 헛소리를 하는거야.
하지만 그리 이야기하면서도 자기들이 잘못집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더라.
점점 힘을 잃은거지.
결국 그 날 무려 반나절 내내 있다가 풀려났다.
그러면서 형사가 하는 말이 나중에 소환할테니 도망가지 말아라. 그럴 경우 구속수사된다 라고 하는거야.
여튼 그 날 이후 연락이 오지 않았지만 나는 대한민국 형사들이 혐호스럽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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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동네 신혼부부집이 털렸는데 어떤 이상한 놈이 용의자로 날 지목
형사들은 날 범인으로 몰고감
당시 형사들에겐 낯선 빼박 증거들이 있어서 시무룩하고 풀어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