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지금 충청도에 있는 존나 먼 대학교까지 두세시간 버스타고 가는 학식충입니다.
여러분 중3이더라도 늦지않으셨습니다. 공부 열심히 하세요.
그땐 2010년이었고 중2가 됐어요
솔직히 남자애들 사이에선 인기가 좀 있었지만
여자 앞에선 한마디도 못하는 쑥맥이었죠
남중에 입학해서 여자를 보러 가는 곳은 교회 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쑥맥인 탓에 여자랑 대화도 못해봤죠..
이제 중2가 되니까 좀 여자가 고프더라구요
근데 주위에 여자도 없어서 어떻게 못하고 있다가
여자 많은 친구한테 소개를 시켜달라고 했어요
당시엔 카톡 같은 것도 없어서 만나서 소개를 받았어요
날짜까지 기억합니다
6월 24일에 학교 끝나고 잔뜩 꾸미고 만나러 갔죠
약속장소가 공원 분수대였는데 거기서 전화를 하며 서로를 찾았죠
전화하는 내내 제 목소리가 좋다고 해주더라구요
그러고 분수대 앞에서 만났는데 생각보단 안이뻤지만
그래도 웬만큼은 예뻐서 잘 되길 바랬어요
제가 쑥맥이다 보니까 말은 좀 얼버무렸지만
아예 경험이 없는건 아닌지라 괜찮게 얘기한거같아요
그러고 얘기하며 시간이 좀 흐르다 보니까 어둑어둑해지더라구요
만난 시간은 7시쯤 만났습니다
그 애의 집은 공원이랑 많이 가까웠어요
집 앞까지 데려다주면서 말했어요
"나 너 좋은데 넌 나 어떠냐 너도 마음 있다면 이따 전화줘"
집에 기쁜 마음으로 돌아오면서 연락을 기다렸습니다
더워지는 시기였고 긴장도 돼서 땀도 적잖게 흘렸죠
집에 돌아와서 샤워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정말 기다린지 7분만에 연락이 왔어요
설레면서 걱정되면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 여자애도 제가 괜찮다고 하네요
정말 기뻤습니다ㅎㅎㅎ 바로 사귀자하면 좀 없어보일까봐
계속 좋다좋다 해줬습니다
그러고 나중에 시간되면 한 번 또 만나고 싶다하더군요
적극적인지라 많이 설렜습니다
토요일이 되고 그 아이를 만나러 갔습니다
이번 만남 또한 잘 된다면 고백하려 했습니다
다시 공원 분수대에서 만나서 할거없이 공원만 걸었습니다
좀 편해지니까 서로 말이 트인지라 몇 시간이 금방 가더라구요
그 아이의 이름을 혜빈이라 합시다
그 날도 혜빈이 집 앞까지 데려다주었고 만남은 만족스러웠던것 같았습니다
그 날 혜빈이를 데려다주고 집에 오는 길엔 혜빈이와 통화를 하면서 집에 갔죠
제 기억으론 40분 정도 했었어요
다음 날은 일요일이죠
모처럼 늦잠 자고 깨고나자마자 드는 생각이 혜빈이 생각이더라구요
정말 좋아하게 돼 버렸습니다
그 다음 달은 7월이고 2회고사가 있어서 공부하려 책을 피는데
어느샌가 또 혜빈이 생각을 하고 있더군요
그 자리에서 바로 핸드폰 잡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혜빈아"
"어?"
"좋아해"
"어?"
정적이 흐르길래 한 번 더 말했어요
"좋아해"
또 다시 정적
정말 대화가 이랬습니다
그러다가 생각해본다고 끊더라구요
그런데 계속 시간 지나도 답장이 없더라구요..
오후에 고백했는데 왜 아직도..
자괴감이 들고 수치심이 들었어요...
하루종일 밥도 못 먹고 방안에만 있었어요
절망적인 상황에서 오후 9시 56분에 문자가 왔습니다
혜빈 "나도 좋아"
너무 기뻤습니다 바로 사귀자고 했죠
알겠다면서 저한테 한눈팔면 죽인다고 했어요ㅋㅋㅋ
오늘은 피곤하니까 잔다면서 내일 아침에 모닝콜 해준다 하더군요
설레서 잠이 안오던 날이었어요
반응없을꺼라생각해요..좋다면 왜역한지또쓸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