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아이있는 평범한 30대입니다 시댁에는 말없는 시아버지, 잔소리 심한 시어머니, 개룡남 시동생, 별에서 온 동서 이렇게 있어요 시동생은 장남 몰아주기 때문에 차별받고 컸는데 독하게 공부해서 출세했어요 - 정작 몰아주기 받은 우리 신랑은 그냥저냥.... 그리고 어마어마한 집의 따님과 작년 12월에 결혼했어요 시어머니 저한테는 막 대하는데 동서는 어려워하세요 아, 인간이란 참으로..... 에피소드식으로 써볼게요 음슴체 갑니다
1. 난 결혼식장에서 동서 처음 봄 시부모님도 상견례 때 처음 보고 결혼식날 두번째로 봄 그날은 애 때문에 하객들 때문에 정신없어서 얼굴만 겨우 봤음 신행 갔다와서 바로 집들이 초대함 피곤할텐데 집들이를 어떻게 하나 싶었는데 케이터링 서비스 불러서 뷔페 차림 겨우 6명 밥먹는데 ㅋㅋㅋ 스케일이 다름 결혼식날은 그냥 예쁘다고만 생각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부티철철, 시크도도 포스가 장난 아님 식사 후에 아버님이 담배는 어디서 피우니? 물으시니 대문 밖에 나가서 길에서 피우시라 함 아버님 충격받아 그후로 담배 거의 안 피우심
2. 집들이 다음주에 친가쪽 친척들 식사대접함 사촌시누가 애 둘 있는데 소리지르고 뛰고 난리남 내가 조용히 해야지~하니까 어머님이 우리뿐인데 어떠냐고 그냥 두라심 - 룸이었음 동서 점점 표정 안 좋아짐 결국 시동생한테 영어로 뭐라뭐라 하더니 잠시 실례할게요 하고 나감 그리고 한참 지나도 안 들어옴 어머님이 새아기는 밥도 안 먹고 어디갔니 전화해봐라 함 시동생 曰, 올때 되면 오겠지 냅둬 우리 밥 다 먹고 나서야 동서 들어옴 어머님이 얘야 어디갔었니, 밥도 안 먹고, 배고프겠다 다정폭발 동서 표정변화 하나없이 애들이 시끄러워서 밖에서 먹고 왔어요 하지만 동서한테 뭐라 할 수 있는 용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3. 그 다음주에 외가쪽 찬척들 식사대접함 이번에는 어머님이 아예 애들 못 데리고 오게 하심 하지만 복병이 있었으니 막내 외삼촌 ㅋㅋㅋ 허세 심하고, 목소리 크고, 교양없고 암튼 동서가 딱 싫어할 그런 스타일임 아니나 다를까 누가 듣건 말건 쉴새없이 얘기하심 음식 입에 물고 쩝쩝거리며 동서 표정 또 점점 안 좋아지고 어머님은 동서 눈치보심 시동생한테 영어로 또 뭐라뭐라하더니 잠시 실례할게요 하고 나감 동서 나가자마자 어머님이 막내 외삼촌한테 좀 닥치라고 소리지름 지금부터 집에 갈때까지 한마디라도 하면 가만 안 두겠다고 그리고 시동생한테 새아기 들어오라고 해라 하심 동서 들어와서 아무 일 없었다는듯 밥먹음
3. 설연휴에 동서가 시부모님한테 싱가포르 여행 가자고 함 근데 알고보니 시부모님은 싱가포르, 동서네는 유럽가는 거였음 유럽은 비행시간이 길어서 힘드실 거예요 하고는 보내버림 여행 보내드림이 아니라 보내버림 ㅋㅋㅋ 덕분에 난 연휴 내내 친정에서 잘 쉬었음
4. 그후로 동서를 계속 보지못함 큰아버님 댁에서 제사드리는데 안 옴 시부모님 아무 말도 못하심 어버이날 사람시켜서 최고급 한우세트 보냄 덕분에 나도 잘 먹음
5. 지난 주말에 어머님 생신이라 다같이 외식함 동서가 엄청 비싼 옷 사드림 그거 입고 심히 업되셨는지 자꾸 내 옷을 지적함 내가 얇은 가디건 걸치고 있었는데 후줄근하다고 호텔 올 때 그런 거 입으면 안된다고 무한반복 하루에 열마디 하실까말까 한 아버님도 그만하라 할 정도로 난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기 스킬을 쓰고 있어서 별 생각 없었는데 동서 표정 또 점점 안 좋아짐 어머님이 동서 옷이랑 비교하기 시작함 동서가 조용히 일어나더니 내 가디건을 찢어버림 나 너무 놀라서 소리도 못 지름 옷 새로 사야겠네요 이러면서 날 데리고 나가버림 동서가 옷 찢어서 죄송하다며 옷이랑 가방 사주고 집에 데려다줌 집 앞에서 보채는 애 안고 오매불망 나만 기다리고 있는 신랑 동서가 신랑한테 아주버님이 제일 문제인거 알죠? 이러고 감 어머님 원래 매일 전화해서 잔소리하시는데 오늘까지 전화 한통도 없음 뭐 저런 며느리가 다 있나 욕할 수도 있겠지만 난 동서 덕분에 편하고 너무너무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