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숙사살땐 한창 롤이 유행하고있었음 야자 끝나고 새벽에 사감이 잠들면 몰래 문을 두드린다음 전장으로! 하고 말하면 정의의 전장으로! 하고 대답한 뒤 기숙사를 탈출해 피씨방으로 달렸었음 사감실이 1층에 있기 때문에 기숙사 탈출은 2층 창문에서 뛰어내리고 돌아갈땐 기어올라가는 식으로 했었음
그러던 어느날 동틀무렵 2층 창문으로 기어올라가서 피씨방 담딤배냄새를 다 씻어내려고 샤워실에 들어갔는데 호옹이? 발소리가 들린다? 사감실에서 기상 방송을 틀기 전에 방 바깥으로 나가면 퇴사는 물론 쳐맞기도 오질라게 쳐맞았기 때문에 그 시간에 돌아다니는건 우리 롤팟밖에 없을거였음 발소리의 주인은 아무리 생각해도 사감이었기 때문에 우린 모두 샤워실에서 서로의 알몸을 부둥켜안고 벌벌 떨었음
그렇게 숨을 죽이고 한참 떨고있자, 저 멀리서 끼이익 하고 문 여는 소리가 들림 그러함 사감 씨팔새끼가 다 자는지 확인하려고 일일히 문 열어보는 소리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