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삭았다는 소리를 좀 들었다. 병원에 다리를 다쳐 입원해있을 때 휠체어에 앉아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데 아주매미랑 6~7살로 보이는 애가 한명있음. 그런데 매미가 하는 말이
"아저씨 들어가게 비켜드려" 그 말듣고 공중제비를 맘속에서 한 세바퀴는 돌았다. 억울한 마음 가라앉히고 치유에 전념해서 퇴원하고 퇴원기념으로 친척집 들리기로 했다. 엄마는 선물포장된 사과상자를 내게 줬는데 이게 내 얼굴을 가릴 정도로 좀 길었다. 대충 엘레베이터 앞에 서있는데 한 할머니랑 6~7살 되는 아이가 손잡고 쫄래쫄래 온다 아줌마들 특성상 아이가 있으먼 무조건 말건다는 공식이 성립하는 상황이다. 우리 엄마는 아이에게 귀엽다며 칭찬했다. 뭐 어쩌겠나 아들내미도 따라야지 아이에게 귀엽다고 하니까 할머니가 하는 말이
"심촌이 너 귀엽단다."
아저씨랑 비슷한 그 충격으로 다리까지 나아서 5바퀴는 돌았을 것이다. 난 그 이후로 난 얼굴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도 삭았다는 판결을 내리고 그 힘이 무서워 스스로 봉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