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꼬마바이킹이라고 알지 그 트럭 뒤에 바이킹 달려있는거
이거..
아무튼 우리 동네에도 이게 있었다 거의 비올 때 빼고 매일 왔는데
가격도 한번 타는데 500원이고 동네 애들도 오기만 하면 정모하듯 트럭 앞에 우루루 모였다
근데 이상한건 바이킹을 운영하던 아저씨였다
뭐랄까 약간 정신이 모자르다고 해야할까?
애들만 보고 실실 웃으면서 돈도 제대로 확인안하고 응응 줄서! 줄! 하면서 그냥 애들만 바라보며 흐믓한 웃음만 지었다
그러다가 계속 돈도 제대로 확인안하는것 같고 그러자 동네 애들이랑 작당을 한다음에 야 한번 100원만 내보자 한거다
그 다음에 탈 때 그 속이 안보이는 통같은데 동전 넣고 타는데 다같이 100원 짜리만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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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타니 평소보다 더 스릴 있었다.
그렇게 타고 난 후에 야 걸리는거 아니야? 엄마한테 이르는거 아냐? 하며 좀 걱정 했었는데
다음날도 여지없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나타나서 운행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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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눈치보면서 한명씩 또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100원만 넣고 또 탔다
뭐 그런거지 처음에만 어렵지 두번,세번 그 이후는 무척 쉽더라
그렇게 애들 사이에 소문이 퍼지면서 옆동네 애들도 막 놀러와서 몰래 100원만 내고 타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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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착한 아저씨 호구 등처먹는것처럼 모를거라 생각하고 계속 남는 것도 없을텐데 사기 치며 바이킹 탔었다
그 아저씨가 트럭 앞에서 솜사탕 기계도 했었는데 줄서있으면 먹으라고 공짜로 주기도 하고 잘챙겨주는 아저씨였다
그러다가 집에서 만화영화 보면서 밥먹다 배아퍼서 화장실 갈려고 하는데 뭐 볼만한거 없나 하고
괜히 그시절 아빠들 신문들고가는거 따라하면서 에헴 하며 주민자치센터에서 나눠준거같은 지역소개물 종이 있어서
그거 들고 화장실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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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뭐 살펴보는데 뭐 동네 풍물 대잔치 소식있고 뭐 그냥 소소한 일상들 코너가 있더라
근데 그 바이킹 아저씨가 소개되어 있더라 존나 신기했다 맨날 보는 사람인데 신문같은데 나오니
무슨 연예인 본 듯 한 기분 든거다 그래서 와 뭐지? 하고 자세히 살펴보는데...하아
아저씨가 인터뷰식으로 대화한건데 사연이 참 슬픈거다
그 아저씨가 8형제인데 그 아저씨 아버지는 국민학교 때 연탄 나르다 허리 다쳐 아직까지 누워계시고
돈을 벌자고 어릴 적 부터 개고생해온 그런 케이스인거다
그러면서 자기가 교육같은걸 제대로 못배워서 막일 같은거 밖에 못해 몸도 상하고 그랬는데
어찌어찌해서 모은 돈으로 동네에서 바이킹 운영하는데 참 행복하고 좋다는 이런식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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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거보고 똥싸다 눈물 흘렸다 아니 거의 오열했다
내가 그런 분한테 몰래몰래 돈 빼돌려서 그런짓을 했다니
애들 좋아하고 그래서 솜사탕도 주시고 그런분인데 우린 그걸 통수치고 이용해 먹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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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돈 계산도 일부러 막 알고 있지만 모른척 해주는 것 같은 그런 생각도 들면서 존나 울었다
그러고 나와서 잘 때 난 너무 나쁜 아이다 지옥갈거야 하며 속상해하며 무언가 큰 결심을 했다
그리고 다음날 그 아저씨 여지없이 오후 5시에 바이킹 세팅하고 있을 때 몰래 집에 있는 약과 몇개 집어간담에
그 아저씨 주면서 '아저씨 이거 드세요' 하니까 쓱 보고 어어 고마워 고마워 잘먹을게 이러는데 그 천진난만한 미소에
또 마음 아프면서 내 잘못들이 떠오르는거 그래서 조심스레 그 아저씨한테 사실대로 말했다
여지껏 동네 애들이랑 500원 안넣고 100원만 넣고 탔다고..
난 그때 말하면서 예상 시나리오 상황을 생각한게 머리쓰다듬으며 허허 하는거였는데
순간 말 끝나자마자 손바닥으로 광대위와 관자노리 사이를 퍽 하면서 따시기 맞은거다
존나 아픈거보다 개 씹 당황해서 어라? 하고 쳐다 봤는데
레알 씨발 그 순진무구한 아저씨 표정이 불교 사천왕중 광목천왕같은 무서운 표정으로 변해서 레알 오줌지릴뻔
그러더니 약간의 틈을 가지더니
막 이 썅노무새끼들이 사기를쳐? 쪼그만새끼들이 못돼처먹어서 너 안되겠다 경찰서 가야겠다 이러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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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시발 개씨발 오줌지리고 존나 개무서워서 아저씨 바짓가랑이 붙잡고 죄송해요 죄송해요 엉엉 울면서
아빠 알면 저 죽어요 하면서 개씨발 세상에서 가장 송구스럽단 표정 짓고 사과를 빌었다
그러다가 그 아저씨가 씩씩 거리더니 '너 그러면 같이 다닌 애들도 다 그렇단 말이지?' 하는거
난 시바 무조건 살아야겠다 생각해서 네네 제가 다알아요!! 제가 다알고 있어요 했다
그러니까 그러면 걔네 6시까지 다불러와 하는거 그럼 너만 용서해줄게 이래서
네! 하면서 불러올게요 하고 아파트 단지내로 튀는데 속으로 아 그냥 집에 숨어있을까 생각도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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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찾아낼거다 그럼 난 죽을거야 하고 생각하니
그냥 죽기살자로 뛴담에 집전화로 수첩 꺼내서 전화 다돌리고 가까운 애들은 직접
문두드리고 찾아내서 바이킹 타러가자고 불러 모았다
그런 다음에 애들 영문도 모른채 뭐야 하다가 그냥 아무생각 없이 또 100원내고 타려는데
난 그 뒤에 살짝 빠져서 쓱 살펴봤다 근데 돈 넣으려는 순간에 그 아저씨 흉신악살 같은 표정 짓더니
그 애새끼 손목 잡고 강제로 손펴는데 100원! 그러니까 애새끼 존나 부들부들 떰
그아저씨 못도망가게 못덜미 휘어감으면서 너네들 지금까지 100원 내고 탄거 다 알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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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다 경찰서 보낼거야 하니까 그 목잡혀 있는애 눈물콧물 흐르며 오열하고 엉엉대고
다른새끼들 개쫄아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데 그 아저씨 날 슬쩍 보더니 고개짓하며 넌 꺼져라 이러는거
그 상황에서 영화 해바라기 다리저는새끼 처럼 존나 잽싸게 집으로 쨈
그 이후에 보니까 걔네 부모님들까지 와서 여태 어림짐작으로 몇번 탔고 뭐 이런거 계산해서
미안하다가 두당 만원씩 그 아저씨한테 줬다고 한다 뭐 그아저씨한텐 훨씬 이익이지
그렇게 나만 살고 다 꼬발르니까 어케 됐겠냐 난 동네 왕따가 되었다.
후에 티비에서 검정고무신 만찐두빵 편을 보는데
존나 소름돋았다 무서워서 못보겠더라 언제 저 할매도 변할지 몰라서..
지금도 그때 맞고 무서웠던 기억이 생각나서
오히려 사회생활하며 착한 사람들을 더무서워하고
놀이공원은 일종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거의 안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