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갤에도 취업이나 진로에 관한 글이 많이 올라오는것같은데
자기 진로를 못잡고 그냥 9급이나 해볼까 기웃거리는 문돌이 좃대딩들에게 경각심을 주려고
내 친구놈 썰을 풀어보려고 한다
내 고등학교 동창중에 나와 베프였던 친구가 있는데
고등학교때도 공부는 그냥 그럭저럭이었고 지잡대 경영학과를 갔다
그런데 군대를 갔다오고 졸업한 선배들을 보니까 죄다 ㅎㅌㅊ 좃소기업에 들어가거나 백수로 지내거나
존나 암울하게 살고 있는거야
그때부터 학교 휴학하고 9급 준비한다고 노량진에 들어가더라?
그게 2008년이었다
참고로 04학번임
처음 1년은 전체적인 과목 돌린다고 어영부영 날리고
2009년부터 시험에 응시했는데 영어도 과락나고 다른 과목도 ㅎㅌㅊ였던것같다
1년 공부해서 그지랄로 점수가 나왔으면 현실을 인정하고 다른길을 찾았어야 했는데
무슨 베짱인지 1년을 더 한다고 버티고 있더라
노량진에서 고시원비와 학원비 이것저것 다 합치면 월 100만원 이상은 나가거든
걔네 부모님도 연로하셔서 이제는 쉬어야 할때인데
아들 하나때문에 존나 뼈빠지게 일해서 노량진에 돈을 부쳐주고 있는 형국이었던거지
옆에서 보는 나도 기가 막히는데 그 가족들은 얼마나 속이 타들어갔겠나
그렇게 집안의 등골을 빨아먹으며 몇년을 했는데도 정신을 차리기는 커녕 애가 점점 이상해지고 피폐해지더라
한번은 그 친구가 사는 고시원에 간적이 있는데
방에 왠 술병이 굴러다니고 있고 노트북으로 온라인 게임도 하는것같더라
테라였나?
자기말로는 머리식힐때 가끔 한다는데 그게 아닌것같았음
진짜 고시 폐인이 뭔지 그때 처음 목격했다
공부는 더이상 못하겠고 그렇다고 어디 취업을 할수 있는것도 아니고
술과 온라인 게임으로 앰창인생을 도피하려는것같더라
그러다보니 친구들 결혼식이라던가 모임에도 전혀 나올수 없게 되고
친구들도 다 떨어져 나가고
그나마 나만 가끔 연락을 하고 그랬다
그렇게 작년까지 노량진에 있다가 부모손에 이끌려 강제로 고향집으로 내려왔다
걔가 늦둥이라 부모님 연세가 60이 넘으셨는데
더이상 수험비용을 내줄수 없다고 9급준비 그만두라고 한거지
그런데도 걔는 내 꿈을 막지 말라며 빽빽거리다가 결국 끌려 내려옴 ㅠㅠ
걔네 부모님이 정육점을 하시는데
연세가 많아서 정육점 일은 곧 관두고 그 친구에게 가게 물려준다고 하더라
얼마전부터 걔네 정육점에서
고기 썰고 냉동탑차 몰고 납품도 다니고 하면서 가게일 도우면서 살고 있는데
얘가 노량진 있을때만큼은 아니지만 얼굴에 생기도 하나도 없고
그야말로 모든 희망을 잃은듯한 얼굴이었음
스트레스로 얼굴도 10년은 더 늙어버린것같고
그래도 요새는 나름대로 사장님 소리 들으면서 부모님하고 같이 가게 운영하면서 그럭저럭 살고 있다
돈은 그럭저럭 만져도 젊은 날의 꿈에 대한 좌절과 상실감은 평생 지워지지 않을것같다고 하더라
젊은날의 실패는 인생의 약이 되기도 하지만 씻을수 없는 상처가 되기도 하는것같다
두줄요약 )
9급이라던가 고시라던가 전문자격시험은 진짜 신중하게 생각하고 들어가라
잘되면 인생역전이지만 못되면 인생 운지행 특급열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