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생님, 확진되셨습니다. 지금 어디에 계신가요?"
어제(
25
일) 오전 9시쯤, 강원도 속초시에 사는
75
세 A 씨는 보건소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코로나
19
에 확진됐으니, 격리 치료를 위해 데리러 가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A 씨는 집에서
6km
넘게 떨어진 지인의 밭에서 농사일을 돕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보건소는 구급차를 보내겠다며 A 씨의 위치를 물었습니다.
하지만 지번 주소를 몰라 정확한 위치를 말해줄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A 씨 휴대전화의 전원이 갑자기 꺼졌습니다.
마치 머피의 법칙처럼, 하필 그때 배터리가 다 된 겁니다.
지인의 차를 얻어타고 간 터라 집으로 돌아갈 방법도 마땅치 않았습니다.
A 씨는 지인에게 이런 말을 남기고 홀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도 있으니 집으로 걸어가야겠어요."
40
분쯤 지나 보건소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A 씨는 이미 밭에 없었습니다.
확진자가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모자라 홀연히 사라진 상황.
보건당국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곧바로 경찰에 도움을 청했습니다.
A 씨의 인상착의를 설명하고 함께 수색에 들어갔습니다.
그 시각, 한바탕 난리가 난 것도 모른 채 A 씨는 집을 향해 걷고 있었습니다.
도로를 따라가다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는 사람들을 피해 산을 넘었습니다.
그렇게 거의 2시간을 걸었습니다.
집에서
300
m 정도 거리에 다다랐을 때, 경찰이 A 씨를 발견했습니다.
A 씨의 주소지 주변을 수색하고 있었던 겁니다.
경찰은 즉시 도로를 통제하고 보행자를 우회시켰습니다.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순찰차 마이크로 A 씨에게 말을 걸며 안정시켰습니다.
방해할 뜻이 없던 A 씨도 구급차가 올 때까지 순순히 통제에 따랐습니다.
보건당국은 A 씨가 집에 들러 휴대전화기를 충전하고, 입원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챙길 수 있게 도왔습니다.
현재 A 씨는 속초의료원에 격리됐습니다.
A 씨의 동선상 밀접접촉한 시민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렇게 코로나
19
확진자의 탈주극인 줄 알았던 상황은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났습니다.
와 ,, 어르신을 비롯 다들 고생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