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구마사에 나오는 요한 신부
바티칸에서 조선으로 파견된 구마 전문 신부인데
헤어스타일이 뭔가 이상하다
중세 가톨릭 성직자들은 정수리의 머리카락을 삭발한
'톤슈라(Tonsure)'라는 헤어스타일을 했다.
수도사나 신부들이 세속에 물들어 방탕해지는 걸 혐오한
교황 그레고리오 7세가 1073년부터 교회 개혁을 시작하면서
성직자들로 하여금 금욕할 것을 강조하며
신앙 생활에 충실하고 욕망을 억제할 수 있도록
머리를 깎을 것을 명령했는데,
'머리카락을 모두 깎지 말라'고 한 구약성경 구절을 고려해
정수리만 밀고 그 주변을 남기는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유명무실화되어
1972년 교황 바오로 6세가 톤슈라를 폐지하긴 했지만
적어도 중세 시대 가톨릭 성직자라면
저런 우스꽝스런 헤어스타일을 해야만 했다.
위에 있는 그림은 이탈리아 화가 카를로 크리벨리가
1473년에 그린 성 바르톨로메오인데
조선구마사의 시대적 배경인 1411년과
60년 정도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그런데 짤로만 봐서는 조선구마사에 등장한
요한 신부의 머리가 너무 풍성하다. 고증을 따른다면
요한 신부는 저 그림처럼 정수리 머리털을 밀어야 했다는 소리다.
드라마 제작사는 빨리 갓파컷 고증 안하고 뭐하냐